십자가의 길
오늘은 연중 제22주일입니다.
오늘 성서말씀의 주제는 고통과 죽음 그리고 십자가가 구원에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고통과 죽음은 인간의 필연적 요소들이며 또한 모든 종교의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고통은 인간을 성숙시키고 죽음은 인간을 새로운 생명에로 이끌어갑니다.
순교정신을 바로 사는 삶이 신앙의 삶입니다.
제1독서에서 기원전 600년경에 활동했던 예레미아예언자의 고백을 들었습니다.
예레미아예언자는 하느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셨던 위대한 예언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는 고난과 박해 속에서 몸부림쳐야 했던 인간적으로 보면
참으로 불행했던 예언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자신도 자기는 하느님의 꾐에 빠져 신세를 망쳤다고 말하지만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수난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신앙 안에 위대하신 분은 이처럼 세상에서는 모순처럼 드러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에게 결코 필요 없는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공의하신 분이시며, 정의로우신 분이십니다.
인류구원을 위하여 당신께서 택하신 길이 십자가의 길이며,
십자가에 버림받아 죽는 것입니다. 이 길이 부활에 이르는 길이었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사랑의 진실한 언어는 희생밖에 없습니다. 위대한 성인 성녀들, 우리나라 순교성인들은
이 십자가의 길을 기꺼이 감으로써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쓰실 수 있으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예수님께서 산 제물이 되셨듯이
우리도 산제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예배라고 말씀하십니다.
지난주일 복음에서는 베드로사도가 그의 신앙고백으로 극찬을 받고
천국의 열쇠까지 베드로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가 원로들과
대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삼 일만에 다시 살아나리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제자들은 아주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메시아관은 외적인 것이었습니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강한 나라를 건설할 메시아를 꿈꾸었는데
그런 메시아로 믿고 있던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신다는 말씀을 하시자
그들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 충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특히 성격이 급했던 베드로사도가 나서서 펄쩍뛰며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께 말씀드립니다.
조금 전에 극찬을 받았던 베드로사도가 예수님께 심한 꾸중을 받으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의 장애물이다.”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또한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사탄”이란 말은 ‘반대자’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즉 우리를 하느님 뜻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세력, 인간의 빗나간 야망 등이 사탄입니다.
반대자는 늘 가까운 곳에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사도가 예수님 수난의 걸림돌이 된 것은 십자가의 신비를 깨닫지 못했고
우리 인간들이 지닌 편의주의, 안일함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성덕이 출중하신 어느 주교님께서 어느 날 꿈을 꾸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크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한 곳을 향하여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꾀를 내어 중간쯤 가다가
너무 십자가가 무겁다 생각하여 톱으로 십자가를 잘라버렸습니다.
한결 가벼워져서 지고가기가 수월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미련스럽게 무거운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가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종착점에 도착을 했는데 깊은 계곡 건너편에 예수님께서 월계관을 들고 계셨습니다.
모두 기뻐하며 지고 온 십자가를 계곡 위에 놓고 건너갔습니다.
그러나 좀 편하게 십자가를 지고 오려 십자가를 잘랐던 사람들은
그 길이가 짧아서 건너 갈 수가 없었습니다.
편의주의, 편안함, 육체적인 안일함이 많은 경우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복음의 정신대로 살기 위해 져야하는 십자가를 지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음을 경험합니다.
신자로서 기본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주일미사 참여,
일상의기도도 세속적인 안일함 때문에 게을리 하여 결국 냉담하는 경우가 많음을 보게 됩니다.
“나를 따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한 사람도 제외됨이 없이 자신을 끊어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이 십자가의 길이 부활에 이르는 길이며, 구원의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한 주간 동안 이 말씀을 기억하며
자신의 고통을 잘 이겨내는 한 주간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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