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7일
아침 일찍 용문사로 왔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며칠 대화마을의 부모님 집에서 지내다가 오늘은 조금 풀린 기온을 확인하고 온 것이다.
콧물감기가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있는 지금의 나에게 폐혈증 위험성을 말해준 의사선생님의 주의사항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혼자 있는 시간도 서서히 외로움보다는 나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으로 유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날, 침구들이 찾아와 저녁을 같이 하며 들은 장애1급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날만큼 아쉬움이 생생했다.
노인복지의 사각지대!
재산을 탐내는 자식 때문에 혜택의 제도권 밖에 처해있는데다가 자식의 빚마저 떠안게 된 할머니에게 그나마 성당에서 지원해주던 쌀1부대와 약간의 생활비지원이 중단된 상태란다.
갖고 있던 돈 5만원을 주머니에서 선뜻 꺼내 내놓았다. 쌀이라도 사드리고 싶어서였다.
오죽했으면 쌀이 없어 굶고 계시다니! 같은 하늘 아래, 한 동네, 한 교우 안에서 있을 수 없는 기막힌 일이다. 어떤 기준으로 혜택을 중단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조금씩 줄여서 여러 사람에게 골고루 나누어주는 방법도 좋을 텐데....... 신앙 안에서 하는 일이니 중단하는 것에 좀 더 세심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함께하던 친구들도 동참의사를 밝혔다. 자주는 못하더라도 일 년에 한번은 좋은 일하자는데 선뜻 마음을 모아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친구들이다.
세상이 좀 더 따뜻한 마음들로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연말연시 불우이웃을 돕는 모습들이 자주 등장할 테지. 시기에 관계없이 가난하고, 어렵고, 소외당한 이웃을 늘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 자신도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볼 때 좋은 일에 인색했던 적이 많은 것 같다. 지금에 와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더 절실하게 생각되는 것은 왜일까?
5만원이라는 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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