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재오 형)

이웅수 2013. 1. 22. 16:30

2011년 12월 6일 화요일

 

3주마다 6회까지 맞아야하는 항암주사!

2차 항암주사를 맞는 날이다.

재오 형이 데리러 용문사로 왔다. 생업에도 바쁠 텐데 동생하나 책임지겠다며 나보다 더 적극적이다.

연년생인 형과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도 싸우며 자랐지만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이좋게 놀다가 금방 또 싸우곤 했다. 형과 아웅다웅하며 지낸 추억들이 참으로 정겹다.

상도동 집 담벼락에서 형과 함께 찍은 흑백사진(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이 떠오른다. 그 사진 한 장에 형과의 지난 삶이 다 담겨 있는 것 같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재오 형의 일이 내일처럼 느껴진다. 형의 표정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만 봐도 마음 속을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란성쌍둥이처럼 형과 나는 알 수 없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그 끈은 단순히 형제애 이상의 뭔가가 있다. 늘 함께 지냈고 같이 울고 웃었음이 더 가까움으로 채워진 게 당연하리라.

언젠가 형이 아버지로부터 매를 맞을 때 왜 형을 때리느냐며 아버지에게 대든 적이 있었다. 너도 같이 맞아야한다며 나에게도 매를 댔던 아버지의 표정에서 흐뭇해하시던 미소를 흘낏 보았다. 아버지도 형과 나 사이에 묻어 있는 사랑에 감탄하신 모양이다.

형과의 추억은 일일이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추억을 동경하는 것조차 왠지 나약하고 무기력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긴다. 그 추억을 위해서라도(동경만 하지 말고)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겠다. 좀 더 기운을 차리고 적극적으로 살아야겠다. 그래서 형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많이 그리며 완성해야겠다.

“재광아, 너 파이팅 해야지? 그래, 파이팅. 팅. 팅!!!”

 

그림1. 재오 봉고차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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