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삶
오늘은 시순 제4주일로, 즐거워하라 주일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대림 제3주일 ‘기뻐하라’주일에 입었던 장미색 제의를 입는 날입니다.
오늘 성서말씀의 주제는 “빛”입니다.
“빛”은 지난 주일의 주제였던 “물”과 함께 성서 상에 가장 중요한 구원의 상징입니다.
물과 빛은 세례성사의 핵심 요소입니다. 물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우리 신앙인은
말씀을 따라 살므로 모든 이에게 빛이 되어야 합니다.
제1독서는 사무엘 상권의 말씀으로 다윗을 선발하는 내용을 들려주시며,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라고. 세상을 바라보며 어른들의 시각과
어린이들의 시각이 다른 것과 같이 하느님의 눈과 사람의 눈의 시력 차이가 엄청나게 다릅니다.
사람의 눈은 우리가 느끼듯이 바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자기 편견과 아집에 사로 잡혀 바른 판단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소경들이 있습니다.
고사 성어에 군맹평상(群盲評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여러 맹인들이 코끼리를 평한다는 말입니다
.(맹인들에게 코끼리를 만져보게 한 다음 코끼리를 뭐라 생각하느냐 물었습니다.
#상아를 만져본 맹인은 코끼리를 ‘무’라 했고, #귀를 만져본 맹인은 코끼리를 ‘키’라 했고,
#머리를 만져본 맹인은 돌과 같다. 했고, #다리를 만져본 맹인은 나무토막 같다. 했습니다.
이렇게 주장하며 서로 다투었답니다.)
우리의 육신의 시력을 잃은 사람을 눈먼 소경이라고 하듯이
영적인 눈의 시력을 잃은 사람들을 눈뜬 소경이라고 합니다.
돈에 눈먼 사람은 돈만 보이고, 술에 눈먼 사람은 술만 보이고,
도박에 미친 사람은 모든 것이 화투장으로 보입니다.
지나친 집착은 다른 더 소중한 것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좀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잘 아는 초등학교에 교감으로 재직하던 분이 계셨는데,
그의 부인은 교양 있고 정숙한 여인이었고, 인물도 남에게 뒤지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그분들은 20년 넘도록 부부생활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어느 날 일이 생겼습니다.
남자에게 여자가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새로 생긴 여자는 정말 교양도 없고 인물도 박색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교감선생은 그 여자에 빠져 부인과 자녀를 버렸습니다.
이때 주위의 사람들이 “저 사람은 눈이 멀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결국 교직에 쫓겨났고 그 여자와 어디론가 도망을 갔는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음의 눈이 멀면 바로 보지 못하고 보여도 헛된 것만 봅니다.
마음의 빛이신 주님을 모시지 못할 때 마음의 눈이 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태생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예수님의 기적사화를 들려주십니다.
태생소경은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빛 자체이신 예수님을 만나 육신의 눈만 뜨게 될 뿐만 아니라
마음의 눈까지 뜨게 되어 신앙을 고백하게 됩니다.
음의 눈을 뜨게 된 그는 예수님을 알아 뵈옵고“그분이 만일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도저히 하실 수 없으실 것입니다.”라 증언하므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았습니다.
복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스스로 눈을 뜬 자들이라고 자처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태생소경보다 더 눈이 멀어 예수님을 메시아로 아랑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참으로 “보는 것”은 하느님의 영역으로 이끄는 믿음이요,
“보지 못하는 것은” 빛을 거절하고 어둠의 세력에 빠져버린 불신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볼 수 있는 자라 자처하면서 자신들의 옹고집으로
주님께 대한 불신으로 마음의 눈이 먼 영적이 소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태생 소경은 예수님을 뵈옵고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것을 알고 믿음을 고백하는데,
스스로 눈뜬 사람이라고 하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몰라보며 죄인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진짜 소경입니까? 우리들은 “보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못 보는 사람”입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하여 빛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은
빛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빛의 삶이란 어둠과 죄악의 삶을 버리고 회개하여 새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우리는 세속과 죄악에 죽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난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랑을 실천 할 때 세상의 빛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하느님을 뵈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을 본 모세는 초자연 광채로 얼굴이 빛났습니다.
우리도 깨끗한 마음을 지녀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주님을 뵈올 때 주님의 빛을 지니게 될 것이며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을 비추어 마음의 눈을 뜨게 하여 주님을 알아 볼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잠시 우리 자신을 반성해 봅시다. 우리는 “눈 뜬 소경”은 아닌지요?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우리의 인간적인 편견으로 영적으로 소경은 아닌 지요?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시기를 청하고, 세례성사를 깊이 묵상하고
세례 받은 자의 삶을 바로 살아 세상의 빛이 되고 있는지 반성해 봅시다.
우리를 향하여 성당에 다니니 “다른 사람과 정말 다르다.” 라고 말하고 있는지요?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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