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말라"
오늘은 부활 제5주일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제는 주님께 대한 믿음입니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딸한테 같은 말을 묻고 또 묻고 계속 물었습니다.
딸이 참다가 화가 나서 아버지께 큰 소리를 질러댑니다.
그런데 그 순간 아버지가 제정신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딸한테 말합니다.
“딸아, 나는 네가 어릴 적에 ‘아빠, 이게 뭐야?’ 하고 백 번을 물으면,
백 번을 대답해 주면서도 매우 행복했단다. 그
런데 내가 고작 몇 번 물었는데 그렇게도 화를 내야만 하니?
오늘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마치 아버지가 떠나시기 전에
어린자녀에게 뭔가를 중요한 것을 가르쳐 주는 것 같습니다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있을 때는 마치 철부지 어린애와 같았습니다.
스승의 뜻이 무엇인지를 끝까지 몰랐고
또한 구원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저 세속적인 야심만 가지고 눈치만 보는 소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믿으셨고 그들에게 당신의 교회를 맡기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의 미래를 내다볼 때 주님은 사실 걱정스러웠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떠나셨을 때 당신 제자들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도 뻔했습니다.
더구나 박해의 손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어리석은 제자들은 혼비백산하여 흩어져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을 가르치십니다. 뜨거운 애정을 가지고 마지막 설교를 하십니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 14,1).
최후만찬 후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여러 가지 말씀을 하시면서 특히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라고도 하셨습니다.
예수님만 믿으면 걱정할 것 이 없고 세상의 어떤 세력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그분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입니다.
믿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길은 믿음밖에 없습니다.
세상에 길이 많아도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은 예수님뿐이고,
세상에 진리가 많아도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진리는 예수님뿐이며,
세상에 생명이 많아도 썩지 않는 생명은 오직 예수님뿐입니다. 이제 결론은 간단합니다.
그분만 믿으면 됩니다. 그것이 최고의 삶의 지혜이며 또한 걱정에서 해방되는 길입니다.
믿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쓰는 예화입니다.
한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등산을 하고 하산하는데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더듬거리며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그만 미끄러져 낭떠러지로 떨어졌습니다.
다행이도 바위틈으로 자란 나뭇가지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나뭇가지로는 오래 자신을 지탱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하늘에 대고 부르짖었습니다.
“하느님, 도와주세요.” 그러자 하늘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래, 내가 도와줄 테니 잡고 있는 그 나뭇가지를 놓아라.”
“아니 떨어져 죽으란 말입니까?” 말씀은 들었지만 믿지 못해 순종치 않았습니다.
다음날 새벽 구조대가 왔을 때 그는 바닥에서 일 미터밖에 되지 않는 나뭇가지에서
기진하여 죽어 있었습니다.
어떤 자매가 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 참으로 많습니다.
남편도 성실하고 자녀들도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어서 부족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부인은 괜한 걱정 속에 눌려서 삽니다.
묵주를 들고 매일 미사에 나오면서도 걱정으로 자기를 묶어 놓고 헤어나지를 못합니다.
하루는 평일 미사가 끝난 뒤에 조용히 저를 만나자고 하더니,
자기가 죽으면 남편이 다른 여자를 얻을 것이며
그러면 그 여자가 재산을 빼돌리게 될 것이라며 한숨을 길게 쉬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그랬습니다.
자매님은 건강하실 뿐만 아니라 아직도 젊으시고 더구나 남편이 굉장히 당신을 사랑하시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기쁘게 사시라고 해도
그 자매님은, 신부님은 모르는 소리 말라면서 사람의 인생이 어찌될지 누가 아느냐고 했습니다.
걱정의 노예와 같았습니다.
심리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사람들이 지니는 불안 가운데 80%가
전혀 일어 날 수 없는 상상에서 오는 불안이고, 17%가 일어 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고,
3%만이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불안이다.”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걱정(불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걱정도 팔자”라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사람들은 이상합니다.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가 믿는 것은 실상 주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생이 기쁘지 않은 것입니다.
믿으면 안전한 것을 맨땅을 까치발로 걷고 있으니 보는 사람도 불안합니다.
베드로는 오늘 2독서에서 좋은 말을 했습니다.
"주님께로 가까이 오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입니다."
예수님이 일찍이 베드로를 반석이라 부르시면서 그 위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마태 16,18참조).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시고 사랑으로 섭리하심을 굳게 믿으며
자모이신 교회의 품에서 기쁘고 활기차게 살아가도록 합시다.
“너희는 걱정하지 말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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