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병자의 수호자
성녀 루치아는 304년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
시실리 섬의 시라쿠즈에서 장렬히 신앙을 증거하고 순교하였습니다.
성녀 루치아는 4세기 이래 가장 빛나는 동정 순교자로 공경 받으며,
눈병을 앓는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준다. 는 전설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 에우티키아의 결혼 강요에 시달렸으며, 얼마 후 어머니는 병에 걸려 도무지 낫질 않았습니다.
그러자 친절한 이웃 사람들은 50년 전에 순교한 카타니아에 있는
성녀 아가타 (축일 2월 5일)의 무덤에서 가끔 기적이 일어나 병이 잘 낫는다며
그곳에 참배하여 성녀 아가타의 전구를 청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이 말에 어머니는 루치아의 부축을 받아 그 무덤에 참배하고 열심히 성녀의 전구를 청하자
과연 난치의 병이 봄볕 에 얼음 녹듯 말끔히 완쾌되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때 성녀 아가타가 루치아에게 나타나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당신 스스로 하느님께 간구하여 어머니의 병을 고칠 수 있는데 어찌하여 저에게 전구를 청하십니까?"
루치아와 어머니는 이런 기적에 매우 기뻐하며 진심으로 하느님과 성녀 아가타에게 감사를 올렸습니다.
그녀는 지금이야말로 자기의 비밀을 털어놓을 절호의 기회라 생가하고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이러한 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무슨 좋은 일을 해야겠는데, 실제로 저는 오래 전부터 죽을 때까지 동정을 지킬 서원을 했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일생을 보내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이 말에 어머니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나 원래 신앙의 뿌리가 굳은 어머니는
성녀 아가다 의 무덤에서 기도한 후에 딸에게 자유를 주었습니다.
다만 결혼 준비를 위한 재산을 당장 가난한 사람들 에게 나눠주자는 데는 반대하고
자기가 죽은 후 소원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을 받은 루치아는 "좋은 일은 죽어서 하는 것보다
살아서 하는 것이 더욱 하느님 의 뜻에 맞는 것이며, 또한 그 공로도 더 크지 않습니까?"하며,
결국 어머니를 납득시켜 결혼 준비로 장만한 재물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한 루치아는 어머니와 함께 가산을 모두 팔아 빈민병자구호소를 설치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하였습니다.
동시에 삼엄한 박해상황에서 신자들의 은닉과 식음(食飮)을 도모하였고,
어둠 속에서도 두 손으로 일하 기 위하여 머리 위에 촛불을 묶어 밝혔다고 합니다.
루치아를 취할 생각이었던 귀족은 이 소식에 매우 분개하여, 그녀가 가톨릭 신자임을 파스카시오 집정관에게 밀고하자 루치아는 즉시 재판정에 끌려가 배교를 강요당했습니다.
물론 그것에 굴복할 루치아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정당당하게 도리를 설명하며 이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집정관은 "이 요망스러운 계집아 ! 정 그렇다면 고문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그러면 아마도 겁이 좀 나겠지!"하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루치아는 "주님께서는 우리가 재판정에 끌려갈 적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며 말할 것은 그때마다 마음에 임하시는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리라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자, 집정관은 조롱하는 어조로
"네 마음속에도 그 성령이라는 것이 산단 말이냐?" 고 다시 물으니,
루치아는 "네, 성스러운 신앙을 지닌 순결한 마음속은 곧 성령의 궁전입니다." 고 대답했습니다.
집정관은 "그렇다면 네 정조를 빼앗고 그 궁전을 파괴해 주마!" 하고 비웃으며,
루치아를 굴복시키기 위해 부하를 시켜 루치아를 매춘부, 요부의 소굴로 끌고 가게 하였습니다.
바로 그때 그녀가 하늘을 우러러 하느님 의 보호하심을 청하자, 기이하게도 그녀의 육체는 갑자기 반석과 같이 무거워져서 힘센 장정 5, 6 명이 밀고 끌어도 꼼짝달싹 안 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몇 마리의 소를 매달아 끌어 보았으나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되자 파스카시오 집정관은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주위에 다 장작을 쌓고 사정없이 불을 질렀습니다.
불은 거세게 타 올랐으나 루치아는 불 속에서도 타는 기색이 조 금도 없었습니다.
마침내 극도로 당황해진 집정관은 형리를 시켜 루치아의 목을 베도록 했습니다.
성녀 루치아는 목이 베어진 후에도 오랜 시간 생명이 존속하여, 그 사이 하느님을 품에 모시는 성체를 영하였으며, 큰 소리로 기도하면서,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의 최후와 머지않아 얻게 될 그리스도교의 평화와 자유를 예언하였고, 희색이 만연한 가운데 영원한 배필을 찾아서 하늘로 향했다 합니다.(모셔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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