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아내에게 쓴 편지)

이웅수 2013. 1. 22. 16:33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과 함께 한 20년 가까운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갑니다. 행복했던 순간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더 많았기에 후회한들 소용없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잘못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참으로 미련하고 어리석은 눈물을 흘리게 되는군요.

그래도 당신은 그 모진 세월을 용케도 잘 참아주고 견디어 왔습니다. 몇 번을 후회하면서 나와의 인연을 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기적인 나를 기다려준 인내의 힘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당신은 사랑스러움 이상의 소중하고 위대한 존재입니다. 사랑스러운 우리아이들을 보면서 여자로서의 당신이 평범해도 엄마로서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 ME 부부의 소명에 감사드립니다. ME 가치관대로 잘 살지 못했지만 좋은 부부로 살려는 노력을 가슴 깊이 간직하게 해주었던 당신과 나만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과의 관계가 위험한 고비에서 흔들거릴 때마다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했고, 배려하려고 했으며 그래서 잘 이겨낼 수 있게 한 배경에 ME가 있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지금 또 다른 시련 앞에 섰습니다. 당신에게는 아픔이고 불행이지만 나에겐 당신이 옆에 있다는 존재감이 더욱 크게 와 닿아 그것이 큰 축복임을 알았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 없이 그냥 가지는 않겠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몰라도 허락해준 시간동안 당신의 사랑에 보답하는 일로 가득 채울 겁니다. 당신이 보여준 사랑에 비하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안 될 만큼 적겠지만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해야 조금이라도 용서받을 거라 스스로 위로해봅니다.

앞으로의 긴 싸움에서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당신과 두 아들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로 큰 힘이 됩니다. 반드시 이겨낼 겁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진실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아직도 못난 남편이-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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