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의 하루]
속세의 찌든 때를 잔뜩 짊어지고 이곳, 용문사를 찾아왔을 때 고요한 적막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지칠 대로 지치고, 마음마저 허공에 있는데도 ‘가진 것을 버리지 않고, 왜 이곳에 왔느냐?’라며 꾸짖는다.
차가운 새벽공기는 내 종아리를 내려치는 회초리처럼 매섭게 내려치고, 앙상한 나무와 매마른 풀 한 포기도 비정한 자태로 갈증을 느끼게 한다.
“무엇을 더 얻으려고 왔느냐?”
그림자처럼 내 곁을 지켜 서서 말없이 나를 나무란다.
그림1. 용문사 뒤 언덕 나무 밑에서 내려다 본 풍경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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