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며!
오늘은 한가위라고도 하는 추석 명절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이날을 명절 중의 명절로서 일 년 중 가장 즐겁게 지내왔습니다.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올리고 산소에 성묘를 다녀오며
가족들이 서로 만나 풍성한 결실을 즐기면서 하루를 경축하였습니다.
조상들의 대를 이은 우리도 이날이 오면 선조들의 아름다운 풍습을 이어받아
고향을 찾게 되고 조상들에게 맞갖은 예의를 바치며 일가친척들을 만나 삶의 기쁨을 나눕니다.
아무리 바쁘고 얽매인 현대생활이라 할지라도, 이날만은 시간을 내어 고향을 찾는 귀성객의 행렬을 바라볼 때, 조상들이 물려준 고귀한 정신이 우리들 핏속에 그대로 살아있음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객지에서 고생하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나,
세상살이에 몰두하다가 그만 본의 아니게 잠시 잊어버렸던 부모를 찾아주는 효심이나,
흩어졌던 혈육이 한자리에 모여 풍요로운 오곡백과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함께 조반이라도 나누는 기쁨이나,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났지만 언제나 우리 기억 속에 살아있는 조상들을 추모하는 일이나, 모두 다 흐뭇한 삶의 보람이며 생활의 미덕입니다.
이처럼 추석 명절은 만남의 날이요, 만나서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날이며 서로 정을 나누면서 기쁨을 만끽하는 날입니다
고향을 찾아가 살아있는 부모 형제를 뵙고 효도와 우애를 다짐하는 것이나,
산소를 찾아가 돌아가신 조상들을 뵙고 그들의 고마움을 추모하는 것이나,
똑같이 훌륭한 인간의 도리이며 아름다운 정신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정성을 다하여 살아있는 어른들을 기쁘게 해드려야 할 것이고
돌아가신 조상들에게는 차례나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조상께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였습니다.
너무나 가난하여 초근목피로 연명을 할망정 때에 따라 조상께 제사를 올리는 일에는 온갖 정성을 다 기울였으며, 비록 생업에 바빠 다른 때에는 별로 조상을 생각하지 못하던 사람들도 명절 때만 되면
조상을 만나 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차례를 올리고 성묘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적어도 명절날만은 그들의 은덕을 추모하고 감사의 예의를 바치며,
저 세상에서나마 이 세상에 사는 자손들을 지켜달라는 기원을 바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조상 이야기를 하면 픽 웃어넘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핵가족으로 점점 확산되어 가는 세상에 살아있는 부모도 잊어버리는 판국인데
죽은 조상까지 기억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상 없이 자기들이 어디서 나왔습니까?
같은 혈통을 이어준 우리의 뿌리와 어찌 무관할 수 있습니까?
같은 나무뿌리와 잎사귀가 서로 연결되어 있듯이 땅속에 묻혀있는 조상과
세상에 사는 우리도 사실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뿌리를 무시할 수 없듯이 우리도 우리에게 삶을 이어준 조상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들의 유업을 기리고 그들을 위하여 제사를 바치는 것이 살아있는 우리의 도리일 것입니다.
이러한 뜻에서 우리는 조상들을 기억하며 그분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합동 위령미사를 봉헌하는 것입니다
오늘 추석명절을 맞아 이제까지 베풀어 주신 하느님은혜에 감사하며,
우리부모님들께 감사하며 조상님들께 감사해야 합니다.
하느님 섭리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랑으로 보살펴 주심에 감사하고, 이 땅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 가정의 행복을 위해 피땀 흘려 일하셨음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제사 중의 제사인 미사성제를 드리며 먼저 이 세상을 떠나신 부모 친지,
우리 조상님들의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도록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 조상님들이 그러하셨듯이 우리 이웃과 감사의 정을 나누는 명절이 되도록 합시다.
제가 어렸을 때 장만한 음식을 이웃에 가져다 드리는 심부름을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지금에 비하면 참으로 가난했지만 그렇게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나눔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
그러니 우리는 주님을 믿고 따르는 길에 어떠한 환난이나 역경이나․
박해나 시련을 당하더라도 결코 좌절하거나 물러서지 맙시다.
용기를 가지고 주님이 계시는 고향에 갈 때까지 지상 나그네 생활을 보람 있게 영위합시다.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부모, 친척, 조상님들이 천주의 자비하심으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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