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형제인가?
중세기 어느 수도원의 수련장이 많은 수련자들 가운데 한 사람만을 특별히 사랑하는 것입니다.
다른 수련자들은 수련장이 인간 차별을 한다고 뒤에서 투덜대며 그 수련자를 미워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수련원장은 어느 날 모든 수련자들에게 새를 한 마리씩 나누어 주며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죽여 오라.”
얼마 후, 모든 수련자들이 새를 죽여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수련장의 특별한 총애를 받던 그 수련자만이 새를 산 채로 가지고 온 것입니다.
다른 수련자들은 그가 수도원장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음을 비난하면서 동시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순종하지 않는 수련자를 이제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련장이 사랑하는 수련자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는 왜 새를 죽여 오지 않았나?”
이에 수련자는 고개를 숙이고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련장님, 저는 아무도 안 보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도 하느님께서 저를 보고 계셔서 도저히 새를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수련장이 다른 수련자들을 돌아보며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이 사람을 특별히 사랑하는 이유를 알겠는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 그곳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골방에 혼자 있다고 생각되는 그곳에도 하느님께서는 존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존재를 자주 잊어버립니다.
바로 죄 때문입니다. 죄로 인해서 선 자체이신 하느님이 가리어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성계와 무학 대사에 대한 에피소드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하느님만이 눈에 들어오고,
세상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세상적인 일만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들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하느님인가요? 세상사인가요? 나 자신인가요?
주님께서는 우리들 모두가 하느님께 관심을 두는 영적인 관계로 맺어지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혈연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영적인 관계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하느님께 관심을 놓지 않는 우리들이 될 때, 영적인 관계는 더욱 더 두텁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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