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눈을 떠야한다.
오늘은 연중 제30주일입니다. 오늘의 말씀의 주제는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는 말씀입니다.
눈을 뜨고 있으나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고, 또 본다고는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바로 볼 수 있고 참되 회개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계명을 지키고 주님의 뜻을 따를 때 어떤 역경 속에서도 우리를 구원하실 것입니다.(제1독서)
오늘 복음에서 소경 바르티매오가 예수님께 청하여 눈을 뜨게 되는 기적사건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불구자들 참으로 비참했는데 이는 불구가 하느님의 벌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들은 신체적인 고통과 함께 하느님의 벌을 받고 있다는 죄책감과 수치심 때문에 더욱 괴롭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은 바로 그 비참한 상태에서 빛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거지 소경은 나자렛 예수가 지나간다는 말을 듣고는 온 힘을 다해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자신에게 자선을 베풀어주던 사람들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지만 이것에 개의치 않고 더욱 큰 소리로 외칩니다.
이렇게 온 마음 다해 외쳤기에 이 말이 예수님께 까지 전달됩니다.
여기서 ‘다윗의 후손'이라는 말과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본래 '다윗의 후손'이라는 말은 메시아를 가리키는 칭호며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말은
오직 하느님께만 드릴 수 있는 간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못난 거지가 예수님을 메시아로 그리고 하느님으로 바라봅니다.
세상에서 오직 그분만이 자신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 거지를 무시했지만 예수님은 그의 믿음을 보셨습니다.
예수님이 이때 물으셨습니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소경은 바로 그 기회를 만나 애원합니다.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예수의 말씀이 떨어지자 소경은 눈을 뜨고 예수를 따라 나섰습니다.
눈먼 거지는 드디어 소원을 성취했습니다.
오늘 복음 내용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어떤 의미에서 눈먼 소경이요 또 어찌 보면 구제불능의 비참한 처지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는 영적인 면에서 다쳐진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의 눈이 닫혀져 있고 사랑과 용서의 눈이 감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삭막한 세상을 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눈을 떠야 합니다.
그래야 새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수도원에 갔더니 현관 입구에 “사랑하면 보게 될 것이고, 보게 되면 더 사랑할 것이다."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올바른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즉 사랑을 하면 마음으로 볼 수 있지만 사랑을 하지 못하면 다쳐진 눈으로만 보기 때문에 판단하고 비평을 하게 됩니다.
며느리를 몹시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있었는데 며느리가 뭘 잘못하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연히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며느리가 주눅이 들어서 자꾸만 실수를 합니다.
“못한다.", “못한다"하고 뒤따라 다니며 나무라니까 더 못하게 됩니다.
한번은 이 할머니가 성사를 볼 때 그 사정을 잘 알고 계시던 신부님이 보속을 엉뚱하게 주셨습니다.
그것은 하루에 열 번씩 일주일 동안 며느리를 칭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로서는 큰일이었습니다.
보속을 안 하자니 영성체를 할 수가 없고 매일 미사에 나오자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며느리를 칭찬해야만 했습니다.
속이 터질 일이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튿날 새벽이었습니다. 부엌에서 며느리를 만난 시어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피곤할 텐데 일찍도 일어났구나." 목에서 억지로 그 말이 나왔는데 그 소리를 들은 며느리는 그만 감복하게 됩니다.
새벽 아침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지고 있었습니다.
식사 때의 일입니다. 시어머니가 밥 한 수저를 입에 넣더니만 또 한 마디 했습니다.
“오늘 아침밥이 참 잘 됐다. 며느리는 밥을 맛있게 하는구나." 그러자 며느리 가슴에는 작은 꽃이 피게 되었습니다.
청소를 하면 청소를 칭찬해 주고 빨래를 하면 빨래를 칭찬해 줍니다.
그렇게 칭찬해 주다 보니 하루에 칭찬을 열 번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의 일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잠을 자려고 누우니까 갑자기 며느리가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느리나 자기나 이 집에 고생하러 왔는데 당신이 너무했구나 하는 반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더 칭찬을 해 주고 더 사랑해 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며느리도 그 날 밤은 잠이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시어머니를 그 동안 오해했던 것이 죄송했으며 더 잘 해 드려야겠다는 결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사소한 고생에 대해 너무 쉽게 불평을 가졌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따뜻한 사랑을 갖자 아주 다정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사랑을 하면 보게 되고 보게 되면 더 사랑하게 됩니다.
세상을, 이웃을 , 내 남편 내 아내를, 내 자녀를 내 부모를, 올바르게 바라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다쳐진 세상에서 소경처럼 캄캄한 인생을 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소경 바르티매오처럼 예수님께 믿음을 갖고
“주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라고 외쳐야 합니다.
“사랑하면 보게 되고 보게 되면 더 사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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