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아내의 고민)

이웅수 2013. 1. 22. 15:55

[아내의 고민]

 

며칠 전,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지냈을 때의 일이다.

아이들 국어, 논술, 독서, 역사를 가르치는 아내는 제법 유능하고 아이들마다 맞춤형 개별지도에 탁월한 능력과 경험이 많은 선생이다.

그런 아내가 나도 잘 알고 있는 중1학년 남자학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머리도 똑똑하고 이해력도 높은 아이라는 것을 나도 이미 알고 있었는데 국어점수가 너무 터무니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본인은 실수했다고 하지만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서 보면 그냥 실수로 넘어갈 수 없는 사명감을 자극시키는 것이다. 특별히 국어과목에서 덤벙대거나 쉽게 접근하다가 정답을 적지 못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학생의 부모는 개인적으로도 우리부부와 친분이 두텁고 서로 잘 아는 교우라서 믿고 맡긴 것인데 그에 대한 성과가 탐탁하지 않아 걱정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고 능히 잘 지도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내가 생각한 방법을 제시하였다.

“수업 중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난데 왜 시험만 보면 실수를 할까? 좀 더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가르쳐보는 게 어때?”

“지금 수준도 이런데 더 어려운 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반문하는 아내에게 나는 그 이유를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어려워서 문제를 못 푸는 게 아니라 덤벙대고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이 원인인 것 같아. 난이도가 있는 문장을 차근차근 해석하고 문맥을 이해하며 문장구조를 살펴보게 하면 문장의 짜임새나 개념들을 더 구체적으로 보게 되는 능력이 길러질 것이야. 예를 들어 1에서 10까지 이해하는데 관념(통념)적으로 1에서 바로 10까지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 2, 3, 4, 5, 6, 7, 8, 9가 있다는 분명한 과정과 배열을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그러면 쉽게 생각하고, 단숨에 1에서 10을 생각하지 않을 거야.”

아내가 약간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당신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원리를 깨우쳐주면 실수도 안할 것 같고.”

 

우리가 살아오면서 가끔은 우리주변의 모든 사물과 일상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몸에 배인 습관이나 고정관념 같은 것 때문에 쉽게 스쳐가는 것이 없도록 말이다.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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