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전파하는 사랑의 선교활동]
얼마 전, 아는 형님과 저녁식사를 할 때였다.
뒤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했을 때 나이가 예순쯤 되어 보이는 노신사 한분이 함께 하고 있었다. 꽤나 부티가 나 보이고 젊었을 때는 한 주름 잡았을 것 같은 포스가 느껴졌다.
인사를 주고받고, 형식적인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그런데 노신사의 이야기가 너무 거창해서 처음부터 왠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것보다 자신의 과거사를 어찌나 장황하게 늘어놓는지 언제 끝날지도 모를 이야기를 그냥 듣고만 있기가 지겨워졌다. 하지만 ‘혹시라도 마음이 상할까?’ 자리를 뜨지도 못하고, 노망이든 한 노인네를 대하듯 불편한 심기로 가득 차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였다.
신앙이야기가 나오던 중에 갑자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이가 들어서 교회를 나가게 되었는데 교인들이 자신을 신참대하 듯이 한다고 불편해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평생 잘난 척만 하고 살더니 잘 되었네.’ 싶은 고소함이 있었지만 왠지 마음한편으로는 위로해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너무 위축되지 마세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바쁘신 분인지 아세요? 우리를 위해 구원의 손길을 펴시느라 정신없이 바쁘시죠. 그중에서 가장 위급하고 사정이 딱한 사람부터 챙기느라 이제 와서 형제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형제님은 예수님께서 보시기에 별 문제 없이 열심히 잘 살았다는 거죠.”
신앙에 선후배가 어디 있겠느냐며 당당하게 교회를 다니시라고 용기를 주었다.
천주교신자인 나와 형님을 연신 살피더니 고개를 끄덕이던 노신사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순한 어린 양의 모습이 느껴지는 듯했다.
며칠이 지났을까?
뜻밖에 전화가 왔다. 그 노신사형제님이었다.
청량리 성당에서 예비자교리신청을 하고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니던 교회를 그만 두고 천주교신자로 등록하기까지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례식 때 와주면 고맙겠다는 밝은 목소리는 노망 든 노인네의 하소연과는 분명 달랐다.
뜻하지 않게 내가 우연히 한 사람에게 선교를 하게 된 것이다.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내가 믿는 종교에 대한 충실한 믿음과 사랑의 모습을 다할 때, 그것을 실천하는 삶으로 열심히 할 때, 하느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리라. 가슴 뿌듯한 추억으로 기억되는 날이었다.
'이재광 요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하녀와 결혼한 왕) (0) | 2013.01.22 |
|---|---|
|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김광수 요셉 형님) (0) | 2013.01.22 |
|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아내의 고민) (0) | 2013.01.22 |
|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고마운 큰형에게!) (0) | 2013.01.22 |
|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성탄절. Christmas) (0) | 2013.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