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주지스님과 삼겹살)

이웅수 2013. 1. 22. 16:01

2011년 12월 19일

 

[나를 위해 율법을 어기는 주지스님]

오후2시.

택시 한 대가 절 마당에 들어왔다. 공양주보살님이 오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산책하면서 보았지만 아마 보살님 손에 든 검은 봉투 안에는 삼겹살 두 근 정도 들어있음이 틀림없어 보였다. 점심식사 때 주지스님께서 ‘오늘저녁은 삼겹살로 보양 좀 할까요?’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순간 ‘절에서도 고기를 먹나요?’ 질문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저녁식사 때가 되면 절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는지, 그 이상의 것도 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절로 풀리겠지.’ 해서다.

‘율법과 교리를 어긴다?’ 글쎄 좀 버겁고 무거운 의문에 휩싸이게 되었다. 율법학자들과 비리사이파인들의 잘못된 신앙의 본질에 대해 예수님께서 분명 진노하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느님을 공경하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셨다.

“가장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해주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과 같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예수님은 사랑을 실천하고 몸소 보여주셨다. 율법에 얽매여 머리로만 믿지 말고 마음과 몸으로 행하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절에서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은 율법에 얽매이는 것인가?

저녁식사시간이 기다려진다. 오후5시라고 했지? 공양주보살님의 걱정도 덜어드릴 겸, 의문도 풀 겸, 오늘은 저녁식사시각 5분 전에 미리 가야겠다.

 

 

[주지스님과 함께 한 저녁식사에 웬 삼겹살?]

고기 굽는 냄새가 입맛을 돋운다. 저녁밥상에 놓인 삼겹살, 파채, 쌈! 정말 절에서 먹어도 되는지.......???

내가 묻기도 전에 주지스님께서 궁금증을 풀어주셨다. 육류나 생선을 먹지 말라는 교법이 있지만 건강을 위해서 가끔씩 드신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법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죄스러움(최소한의 양심)이 들지 않을까?

내 앞에 고기를 가깝게 밀어주며 많이 먹으라고 하신다. 식욕이 있을 때 많이 잘 먹어두라는 말씀과 함께.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주저하지 말고 얘기하라는 자상한 모습에서 ‘나를 위해 교법마저 어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불교신자도 아닌 천주교신자라서 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아무런 죄책감은 들지 않는다.

“성당에 다니시는 분들은 고기를 드셔도 되니까 어서 맘껏 드세요!”

종교는 다르지만 남을 먼저 생각하는 너그러움이 예수님말씀대로라면 ‘내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림1. 거꾸로 매달린 돼지를 멘 두 스님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