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19일
용문사에서 지내는 동안 밥을 해주는 공양주보살님이 걱정하신다. 식욕이 없어 자주 식사를 거르다보니 나만 보면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느냐? 먹고 싶은 것 없느냐?’ 걱정을 많이 하신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늘 아침은 공양시간 5분전에 식당으로 갔다.
“원래 식성이 까다롭지 않았는데 단지 항암주사를 맞은 직후라 식욕이 떨어져서 그랬어요.”
라며 안심시켜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식당에 불이 꺼져있었다. ‘컹컹’대는 아지 녀석만 꼬리를 흔들며 다가온다. ‘공양주보살님이 아직 일어나지 못하셨나? 주지스님도 안 계신 걸까?’ 여러 가지 궁금증에 휩싸였다.
할 수 없이 방으로 돌아와 어머니께서 보내준 군 감자와 고구마를 아침식사대용으로 먹었다. 어머니의 손맛이 포근히 느껴졌지만 공양주보살님과 주자스님께 드린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
산책과 독서를 하고나니 어느새 정오.
주지스님께서 방으로 오셨다. 함께 식사를 하자며 상을 차려주시는 주지스님께 여쭈었다.
“보살님은 어디 가셨나요?”
전날 손자 백일이라 집으로 가셨다는 것이다. 아쉬움이 안심으로 바뀌었다. 어딘가 편찮으신 것도 아니고, 일이 있어 아침공양을 미처 못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괜히 아침을 거르게 해서 미안해하시는 주지스님을 뵈니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새 그분들의 진한 인간미가 나에게 깊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TV에서 난리가 났다.
[국방위원장 김정일 사망!]
그림1. 밥상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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