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씻을 수 없는 상처)

이웅수 2013. 1. 24. 22:11

[씻을 수 없는 상처]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투병일지라기보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생긴 우울증, 혼란 등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생각나는 대로 형식 없이 적는 것이다.

얼마 전, [신앙의 본질은 하나다]라는 글을 쓴 것은 종교가 다른 형들과의 관계에서 똑같은 하느님이라는 느낌을 받아 친밀감으로 쓴 글이며 바람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듣고 말았다.

“진실 되지 않는 거짓투성이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그런 글이나 쓰고 있는 네가 답답하다. 하느님을 속이는 일이다. 아직도 욕심을 버리지 않는 위선자다.”

답답한 마음을 넘어 나에 대한 증오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형들보다 신앙심이 깊지는 않아도 나는 내 나름대로 신앙인으로서의 참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고 있었기에 이런 평가를 듣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웠다. 내가 쓴 글에 무슨 문제가 있었기에 그토록 심한 말을 들어야하는지......... 신앙인으로서 사형선고와도 같은 ‘하느님을 속인다.’라는 말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을 것 같다. 결국 형이 믿는 하느님과 내가 믿는 하느님은 다른가 보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라고 하니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큰형이 호주에서 오기 전부터 나는 형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것이 결국엔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형은 나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말과 행동을 보여도 이해받을 수 없고 의심스러우며 거짓으로만 가득 찬 존재로 본다. 나를 사랑한다는 말도 형식적으로 들린다. 그만큼 형과의 진실 된 소통이 없고 서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있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이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런 생각들로 살고 싶지 않다. 형들의 도움도 필요 없다.

이번 일로 얻은 기쁨은 아내와 찬호, 지호 - 우리 가정의 소중함을 확실히 느낀 것뿐이다. 이제 나는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사랑스런 우리 두 아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하며 삶의 의지를 불태울 것이다. 더욱 어렵고 힘든 상황이 되겠지만 마음은 평온해질 것이 틀림없다.

형들을 원망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내 마음을 할퀴지 않았으면 좋겠다. 형이 믿는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관심도 없다. 내가 지금까지 믿어왔던 하느님만 생각할 것이다. 결국 [신앙의 본질은 하나다]라는 게 잘못된 생각이 되어 버렸다. 슬프다. 아쉽다. 아직도 나를 거짓위선자라고 평가할 형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내가 생각하고 계획한 것은 모두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형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내 주변의 것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이 생각한대로만 따르라며 강요하는 그런 삶에서 살고 싶지 않다. 일 년, 아니 단 하루를 살더라도 내 존재가 무시되는 그런 삶은 구걸하며 살고 싶지 않다.

이번 일로 아내와 아이들 - 우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나의 하느님께 감사하다.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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