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할 말을 잊었다!)

이웅수 2013. 1. 24. 22:14

[할 말을 잊었다!]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내가 묵고 있는 김포의 용문사에는 흥교면 실향민들의 묘지가 있다.

아침 일찍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9시쯤 되었다. 올3월말까지 묘지를 이전하거나 화장시켜야한다는 문제로 모인 것 같았다.

그런데 몇 사람들이 내가 거처하고 있는 방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건강에 지장이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지만 텁텁한 냄새가 역겨워 참을 수가 없었다. ‘조금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가서 피웠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는데 그런대도 들은 척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방문과 커튼을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나 많이 피워대는지 방안으로 냄새가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내가 담배를 피울 때는 저들처럼 나도 많이 피웠지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금연하다보니 담배냄새가 그토록 역겹고 거북스러운지 전혀 몰랐다.

30분쯤 지났을까?

밖으로 나갔다. 마당 가득 담배공초가 널려있었다. 방문 밖에 놓아둔 쓰레기통 안에도 담배공초가 가득했다. 짜증이 났다. 청소하면서 구역질이 났다. 그동안 내 기분만 생각하고 철없이 담배를 피워왔던 생각을 하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미안함이 들었다.

방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켰다. 사람들도 하나 둘씩 사라졌다.

공기의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항암치료를 마치고 나면 공기 좋은 곳에서 보내고 싶다. 지금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다. 그때는 아내도 함께 있겠다고 했다. 내 건강을 위해 마음을 써주는 아내가 너무 고맙다.

 

담배 한 갑(2,500원) 곱하기 한 달(30일) = 75,000원

75,000원 곱하기 1년 = 900,000원

900,000원 곱하기 30년 = 27,000,000원

*지난 30년 동안 내가 피워댄 담배 값이 무려 2천7백만 원이다.

할 말을 잊었다!

 

그림1. 담배 피는 네 남자

출처 : 해피인이계옥
글쓴이 : 이계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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