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요셉

[스크랩] 재광이의 투병일지[재광이가 아버지께 쓴 편지의 필체를 잘 봐봐.]

이웅수 2013. 1. 24. 22:19

(해피인이계옥 12.04.01)

 

점점 꺼져가는 재광이의 촛불이 다시 활활, 건강을 되찾는데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는 나의 존재!

너무너무 슬프고, 안타깝다.

이럴 땐 내 뒤에서 남편, 자식, 손주들의 존재가 지키고 있다는 것이 원망스러울 뿐이야.

아래는 며칠 전, 대화의 집에 갔다가 아버지교실에서 아버지께 썼다는 재광이의 편지글이야.

글 내용이야 예전과 별 차이가 없지만 글씨체를 본 순간, 난 가슴이 철렁했어.

1년? 반년? 아니 그보다 더 짧은 시간?

그런데도, 그런데도 내가 재광이를 위해 해줄 수 있다는 게 그저 병원비나 대주고, 이따금 전화해서 근황이나 묻고, 용기나 북돋아주는 문자와 말이나 전해주는 것 밖에 없다니.........

그동안 재욱이와 재승이로부터 원망 받으며 재광이를 이해해주려고 했던 결과가 겨우 이것밖에 안 되나?

같이 동조했던 재오 입에서 '이러다간 나중에 큰형, 둘째형으로부터 우리 둘만 원망 듣겠어요.'라는 말이 나오고.......

그 후엔 계선이도 나를.........

최근엔 재광이도 나를........

 

우리가 어렸을 때 제일 싸움을 많이 했던 재욱이와 계선이 사이를 오가며 양쪽으로 말리면 나중에 나에게 돌아오는 건 재욱이와 계선이의 원망 그리고 동생들을 잘 데리고 놀지도 못하면서 싸움도 말리지 못한다는 엄마의 야단!

그럴 때마다 난 혼자라는 느낌을 받곤 했는데 나이가 먹은 지금도 그 현상은 여전, 똑같네.

외롭다.

슬프다.

결국 이 세상엔 나 혼자 뿐. 내가 살아갈 방법은 내가 알아서 살아야할 것이다. 내가 아무리 힘들고 아파서 괴롭고 고통스러워도 난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 오로지 남편밖에........ 시집식구들이나 친정식구들이나 모두 내가 도와줄 위치의 사람들 뿐, 어느 누구도 나를 위해 도움 줄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

좋아. 이 세상에 빈손으로 태어났지만 누군가를 위해 살아갈 수 있다면 좋은 거지. 남에게 혜를 끼치는 삶보다는.........

하지만 도움을 주어 상대에게 재활의 밑받침이 된다면 능력껏 도와주고 싶은데 막상 본인은 엉뚱한 행동이나 하고 빈 독에 물 붓기 식이니.........

지금까지 내 건강이 좋지 못해 수술도 여러 번 하면서 병원비로 많은 돈이 들어가 솔직히 같이 사는 남편한테는 최근의 친정동생들 상황이 너무너무 창피하고 미안할 뿐이다. 내가 무엇 하나 요구할 수도 없고, 처분만 바랄 뿐이야.

재승!

계선!

재욱!

재오!

재광!

모두가 나의 소중한, 같은 부모의 피를 함께 나누며 이 세상에 태어난,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랑스런 동생들인데

그 동생들에게 아무 쓸모없는 존재인 나라니.........

지금 내 가슴엔 무거운 돌덩어리 하나 안고 사는 기분, 어쩔 수가 없네.

 

*사진으로 찍은 재광이의 필체를 잘 봐봐.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듯 술술 써내려가던 그 필체와 비교해봐.

그런데도 담배를 피우고, 피시방 다니고, 당구장에 드나드는 재광이의 심정을 지금은 이해해줄 때가 아닌데 공기 좋은 곳으로 보내려면 한 사람이 꼭 재광이 뒤를 따라 다니며 말려야한다는 조건이 따라 붙으니 어느 누가 그 짓을 할 수 있으리오?

그저 답답할 뿐이다. 아내의 말도, 부모의 말도 듣지 않는 재광이가 누나와 형들의 말을 들을 리가 없지.

 

 

[재오의 문자 답 글]

누나가 보낸 메일 봤어요. 우울함에 빠져있는 누나의 심정을 읽으니 죄송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누나! 모든 건 누나의 잘못이 절대 아네요.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 매형한테 미안해야하는 누나를 만들게 하는 동생들의 잘못이 너무 큰 거니까요. 엄마 같은 누나가 미안해한다면 난 정말 쥐구멍 들어가고 싶어요.

그러니까 누나! 웃으면서 파이팅해요. 동생의 미안함이 들지 않도록 요.

누나 무지 무지 감사하고 사랑해요.

출처 : 해피인이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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