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이 성전이다.
오늘은 사순 제3주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십계명을, 제2독서에서는 바오로 사도께서 하느님의 능력과 지혜인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묵상케합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성전정화의 모습을 우리에 전해주십니다.
과월 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시어 성전을 정화시키십니다.
과월 절은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한 것을 기념하는 해방축제로서 대개 4월 중순경에 거행되었는데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반경 30km 안에 있는 성년 남자들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습니다.
이 축제는 그들에게 가장 큰 명절로서 타국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도 이 날만은 가급적 고국에 돌아와 참여했기 때문에 신학자들의 추정에 의하면 그 날에 약 200만 명의 유대인이 모였고
또한 그때 잡혀 죽은 양만해도 30만 마리 가까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장사꾼들은 대목을 보느라고 동물의 값을 턱도 없이 올려 받아 폭리를 취했으며 성전에 바쳐야 하는 세금도 외국돈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환전상들의 횡포도 아주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성전의 부조리를 타파하신 것입니다.
다른 복음에 보면 본래 '성전 정화' 사건은 주님의 수난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즉 당신이 잡히시기 전에 먼저 성전의 부패와 부조리를 척결하시고
그리고 당신 자신을 깨끗한 희생 제물로 봉헌하시어 세상과 인류의 죄를 정화시키십니다.
하느님의 집은 깨끗해야 합니다. 결코 세상의 악으로 오염되어서는 안 됩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피를 통해서 정화된 세상도 깨끗해야하고
우리가 잘 살아 하느님의 나라가 되어야합니다. 우리도 거룩하고 착하게 살아야 합니다.
정화되어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라야 하느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에 우리가 더럽혀져 있다면 정화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성전은 주님께서 현존하는 곳을 말합니다.
주님께서 현존하시는 성당을 성전이라고 하며, 바오로사도께서 강조하셨듯이 우리 모두는 성령께서 거하시는 성전입니다.(1고린 6,19 참조) 교회공동체가 성전이며 (마태오18,19-20 참조)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듯이 예수님은 성전 자체이십니다.
따라서 오늘 말씀에서의 성전 정화는 교회 공동체의 쇄신을 말하면서
동시에 우리 각 사람의 회개를 통한 깨끗한 삶을 말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 종교의 마모니즘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마모니즘이란 배금주의로서 종교가 돈과 재물을 우상시하여
자신의 절대자보다 더 높은 가치에 두는 모순과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만일에 하느님을 섬기는 교회에서 돈을 더 중요시하고 돈과 재물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까지도 은밀하게 거역하고 있다면 그 교회는 허물어야 합니다.
교회가 기업화 되어가고 돈으로 교회가 좌지우지되어 감에서 정화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봉사자들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평신도 사도직 활동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개인의 명예나 능력과시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현존하시는 성당에서의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성당은 기도하는 곳이며 주님께서 현존하시는 곳입니다.
경건한 몸가짐을 가지고 기도하는 장소에 걸맞은 자세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자신을 들여다보며 과연 성령께서 거하실 합당한 장소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마음속에 때가 끼고 먼지에 파묻혀 있으며, 온갖 교만과 이기심, 시기와 질투,
불신과 미움으로 인해 더럽혀질 대로 더럽혀져 썩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채찍으로 짐승들을 쫓아내시고 환금 상들의 상을 둘러엎으신 것은,
바로 썩어 부패되어 있는 우리들 마음을 정화시키고자 하심이 아니겠습니까?
“이 성전을 허물라,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리라"하신 것은,
물론 예수님 자신을 또 하나의 새로운 성전으로 가르쳐 주고자 하심이었지만,
썩어 부패된 우리들 마음의 성전을 헐어버리고,
하느님께서 살아 계시는 새 성전을 지어야 됨을 명령하신 것이 아닐까요?
유명한 예술가 혼맨헌티는 성서를 기초로 하여, ‘세상의 빛'이라는 제목의 성화를 그렸습니다.
그 성화에서 보면, 예수님께서 굳게 닫힌 성전 문 밖에서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계속 문을 두드리시는 모습이 있습니다.
이것은 폭력과 증오, 편견과 탐욕, 시기와 질투 및 온갖 냉소주의에 오염된 우리들 마음의 성전에
예수님의 빛, 즉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라는 선물을 주시기 위하여 두드리시는 모습이요,
인간이 자기 내면의 문을 열어 회개하기를 기다리시는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부패된 우리의 마음을 열어 보시고자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하십니다.
어떤 때는 양심이나 이성을 통하여, 어떤 때는 경험이나 친구의 권고를 통하여,
또 책이나 방송을 통하여 우리들 마음의 문을 열고자 두드리십니다.
'세상의 빛'이라는 그림을 자세히 보면, 성전 문의 바깥에는 손잡이가 없는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 마음의 문 바깥에는 손잡이가 없으니, 인간의 마음은 스스로 열지 않을 때,
다른 이가 열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들 마음의 성전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똘똘 뭉쳐진 교만과 이기심의 덩어리, 편견과 미움, 시기와 질투의 덩어리를 깨부수고,
새로운 마음의 성전을 지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성전을 짓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하느님께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예수님이 46년간이나 지은 낡은 성전을 헐어버리시고, 새 성전을 지었듯,
살아온 인생의 햇수만큼 수십 년간 부패되고 썩은 우리들 마음의 성전을 헐고, 새로운 마음의 성전을 세워야 합니다.
사순시기 동안 참 회개의 생활로 마음을 깨끗이 씻고 사랑을 실천하여 마음의 성전을 아 름답게 꾸며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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